지난 9월 30일
문화재청에 의해 공사중지된
김포장릉 검단신도시 아파트 2개 단지
(대광건영 로제비앙, 금성백조 예미지트리플에듀)는
12월 10일부로
다시 공사가 재개되었습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판결입니다.
저는
해당 아파트들의 건축 심의 절차의
합법성 혹은 흠결과 무관하게
현실적으로 철거되는 것은 어렵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동안 김포장릉 아파트 철거하라는
청와대 청원도 뜨거웠고
포털 사이트 뉴스 댓글에도
아파트 철거하라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는데요.
원래
포털 사이트 댓글은
군중심리에 매몰된 사람들이
넘쳐나는 곳입니다.
별 의미 없는 목소리들입니다.
서울고등법원의 판결문을 옮겨봅니다.
사건 처분으로 인해 신청인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 사건 처분의 집행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고, 위 손해를 희생하더라도 공공복리를 옹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대상 건축물이 원상회복 조치 등에 따라 철거되더라도 위 조망은 일정 부분 훼손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고, 나머지 공정이 진행되더라도 새로운 경관 침해의 결과는 발생하지 않거나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가 여러 번 강조했던 내용입니다.
대광건영 대광로제비앙 아파트 9개동(최고 20층),
금성백조 예미지트리플에듀 아파트 1개동(최고 25층)을
상층부가 아니라 전면 철거를 해도!!!!!
그 뒤에 푸르지오 더 베뉴 16개동(최고 29층!!!)이
여전히 계양산을 가리고 있게 됩니다.
답답한 사람들아!!
김포장릉의 계양산 조망은 이미 없어진 상태였어요!!!!!
문화재청이 기계적으로 반경 500m만
보존지역으로 지정하는 바람에
500m 넘어선 땅에 이미
푸르지오 더베뉴 아파트 단지가 건축되었고
그래서 김포장릉의 계양산 조망은 없어진 상태였단 말입니다.
(조망 보존을 하려면 김포장릉 반경이 아니라
김포장릉부터 계양산까지 수직선상으로 보존지정을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왜
대광건영 로제비앙 단지와
금성백조 예미지트리플에듀 단지를
철거해야 한다는 거죠?
철거해도 조망은 회복되지 않는데?
비유를 하나 해볼까요?
고속도로 갓길에 A와 B가 말다툼을 하던 중
A가 B를 도로로 밀었습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던 C가
불가항력적으로 B를 쳤고
B는 현장에서 즉사했습니다.
그런데 또다른 운전자 D가
핸드폰을 보면서 부주의하게 운전하다가
죽은 B의 시신을 한 번 더
쳤습니다.
그러면 D는 살인죄가 되나요?
B가 이미 죽어 있었어도
D가 부주의하게 운전한 건 맞으니까
D는 살인죄가 되는 건가요?
A : 문화재청
B : 김포장릉 조망
C : 푸르지오 더 베뉴
D : 대광건영 로제비앙, 금성백조 예미지트리플에듀
이쯤 되면 나오는 얘기가
조망이 없다 해도 철거해야 한다.
그래야 건설사들이 같은 짓을 반복하지 않는다.
천만에요.
건설사들이 법을 어겼다면
그것을 제재하는 다른 방법은 많습니다.
법을 어기고 얻은 이익 이상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재판상 조정/합의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법 체계는
'비례성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례성 원칙
특정한 목적을 달성시킬 때 적절한 수단을 사용할 것을 요구하는 공동체법 원칙
문화재법을 위반한 사실이 있다면
그것을 위반한 건설사들만을 타겟으로
적절한 제재수단을 강구할 수 있는데도
입주민들에게 불측의 광범위한 피해를 야기하는
철거를 고집한다?
비례성의 원칙을 완전히 무시하는
이런 주장을 대한민국 법원 어느 판사도
인정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철거를 고집하는 문화재청의 자세는
전형적인 '권리남용'입니다.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을 괴롭히는 데 있을 뿐이라면
법에 근거한 행정조치라고 할지라도
그 권리 행사 자체가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2014누48278 판결)
권리의 행사가 주관적으로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이를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고
객관적으로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으면
그 권리의 행사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
(다른 사람의 토지를 침범하여 건물이 건축되었으나
토지 소유주의 건물 철거 요구를 법원이 배척한 사례)
(93다4366 판결)
저 청와대 청원이라든지
포털 사이트의 댓글에서 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심리는
이런 겁니다.
"잘 됐다, 엿 먹어 봐라."
그 와중에 무고한 피해자가 얼마나 나오든
그들이 어떤 고통을 겪든
신경 안 쓰죠.
아몰랑. 내 일이 아니니까. ㅋㅋㅋ
그런 심리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사람이 있습니다.
샤일록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었지만
기어이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선택합니다.
그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은
안토니오를 엿 먹이는 것이었거든요.
김포장릉 아파트의 철거를 주장하는 분들은
정말 자아성찰을 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정말 정의의 관점에서 이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건설사들에게 분풀이를 하고 싶은 것뿐이고
그 와중에 발생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정의 따위는 관심도 없으며
그저 건설사들의 입장을 난처하게 하는 하나의 소품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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