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윤석열 후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글도 썼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정의가 땅에 떨어지고
나라가 망하게 되느냐?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비호감, 비선호일 뿐입니다.
흑백 논리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습니다.
세상에서 '절대 옳은 것'을 찾기 힘든 것처럼
세상에서 '절대 그른 것'을 찾기도 힘든 법입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나
민주당에 우호적인 성향을 가지신 분들 중 일부는
윤석열이 '거악(巨惡)'의 화신인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저는 절대 동의하지 않습니다.
윤석열의 '惡'이라면
그 반대편에 있어야 할 '선(善)'의 기준점은 어디일까요?
그 분들의 입장에서 선은 자기 자신인데
그 분들에게 그것을 그렇게 정의할 권한을
그 누구도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善을 자기 중심적으로 정의하는 것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 기준이 계속해서 변한다는 것입니다.
윤석열에 대한 그 분들의 태도가
단적인 예입니다.
윤석열은 그들이 열광하는 대상이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 댓글사건을 수사하던 윤석열은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부당하게 수사에 개입한다고
공공연하게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일개 검사가
법무부장관에게 반기를 든다는 건
자신의 출세를 포기하는 결단이 없고서야
상상하게 힘든 일이었습니다.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에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온 윤석열을 질책하자
윤석열은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면서 민주당 지지자
혹은 당시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이던
모든 사람들에게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때의 윤석열은
정의의 화신이었습니다.
악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옳은 길을 걸었던 윤석열은
예상대로 징계를 받았으며
이후에도 좌천성 인사발령을 받으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
....만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이 발생하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정의의 아이콘으로 되살아났습니다.
그때 열광했던 것도
민주당 지지자들이었습니다.
박근혜가 탄핵되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에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었고
그가 윤석열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을 때에도
민주당 지지자들은 열광했습니다.
사실 지금 윤석열의 배우자를 그토록 까면서
국민의힘은 이런 함량 미달의 인간을
대통령 후보로 옹립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 대목에서 부끄러워 해야 합니다.
윤석열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한 것은
바로 문재인 정부였습니다.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임명한 것도
바로 문재인 정부였습니다.
윤석열 본인이나 배우자 김건희의
수많은 문제점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이나
검찰총장직에 오르기에는 괜찮은 사안이고
대통령 후보에 오르기에는 문제적인 사안인가요?
아니면
서울중앙지검장이나 검찰총장에 임명될 때는
문재인 정부 혹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기대한 모습 그대로 일거라고 생각했었고
지금은
문재인 정부 혹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행동하고 있기 때문인 건가요?
윤석열 후보의 자질과
그의 배우자의 각종 논란 거리들은
이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문제입니다.
그런데 똑같은 문제가
우리 편일 때(혹은 우리 편이라고 착각할 때)는
별 문제가 안되고
어째서
반대 편이 되었을 때에는
그토록 심각하고 결격이 되는 문제가 되는 걸까요?
그것이 정말 심각한 문제라서
문제가 되는 건가요?
아니면
우리 편이 아닌게 문제가 되는 건가요?
그것이 정말로 큰 문제였다면
아무리 황교안에 맞짱을 뜨고
박근혜-최순실을 궁지에 몰아넣은
영웅이라 하더라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고
결격이 있다면 서울중앙지검장이나
심지어 검찰총장씩이나 되는 자리에
올려놓으면 안되었던 겁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그런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올려놓았고
이제 그런 윤석열이 민주당 정권을
교체할 유력한 인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윤석열 그가 정말 거악(巨惡)일까요?
정말 편견을 걷어내고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면
법무부장관 황교안에 맞서던 모습이나
법무부장관 조국에 맞서던 모습이나
법무부장관 추미애에 맞서던 모습이나
인간 윤석열은 전혀 달라진 점이 없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부당함에 대하여
그의 방식으로 저항했고
달라진 것은
"황교안은 나쁜 편 / 조국, 추미애는 착한 편"
이라는 진영 논리밖에 없습니다.
김건희가 경력 조작했다고요?
장모가 사기를 쳤다고요?
그래서 윤석열은 안된다고요?
제발 궤변은 그만 둡시다.
김건희와 장모는 황교안 때도 상수(常數)였고
조국, 추미애, 그리고 지금도 동일한 상수입니다.
그때 별 문제 안된다고 무시했으면
지금도 무시하는 게 공정합니다.
우리 편 아니면 무조건 거악(巨惡)이라는 식의
편견만 걷어내고 보면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대통령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현실에
그리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시게 될 겁니다.
이명박 정권에서든 박근혜 정권에서든
그리고 지금의 문재인 정권에서든
인간 윤석열 자체는 크게 변화한 게 없습니다.
변화한 게 있다면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 정도겠지요.
윤석열을 대통령이 된다면
최대 공로자는?
역사란게 참 아이러니 합니다.
약 10여년의 기간을 통틀어
윤석열은 사실 늘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권력을 위해 그가 집요한 노력을 하거나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출세에 방해되는 일만 해왔죠.
그런 그를 이 자리까지
올려놓은 건 사실
100% 문재인, 조국, 추미애입니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다면
가장 큰 기여자이자 공로자도
문재인, 조국, 추미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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