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G20 공식 의전차량 선정된 제네시스
2022년 11월 15~16일 양일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G20 정상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에는 현대자동차의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생산 합작공장이 최근 완공되어 올해부터 양산에 들어가게 됩니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생산 공장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도 적극 추진 중이며, 2024년부터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인도네시아 현지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판로 개척에 매우 공을 들여왔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1년 전인 2021년 10월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엑스포에 직접 참석하여 조코위 대통령과 회담을 진행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현대자동차의 노력에 화답하여 인도네시아는 이번 G20 정상회의 공식 의전차량으로 현대자동차의 G80 전기차를 선정하였습니다. 조코위 대통령도 샘플로 제공된 제네시스 G80 전기차에 시승 해본 후 매우 큰 만족감을 표시했는데요. G20 정상회의 공식 의전차량으로 G80 전기차가 선정된 것은 국제적으로 현대자동차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줍니다. 정상회의 관련 보도가 나갈 때마다 세계 정상들이 탑승한 의전차량의 모습까지 전세계에 자연스럽게 노출될 것이기에 현대자동차로서는 브랜드 가치 제고에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는 귀빈용 의전차량으로 131대의 제네시스 G80 전기차를, 실무자 탑승 및 에스코트용으로 262대의 아이오닉5를 G20 정상회의 운영위원회에 제공했습니다. 특히 귀빈용 제네시스 G80은 시판 차량이 아니라 특별히 커스텀 제작된 리무진형이었습니다.
2. 제네시스에 탑승한 각국 정상들
G20 정상회의 공식 의전차량은 운영위원회가 각국 정상 의전팀과 협의를 통해 사용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각국 의전팀의 사용 신청이 있을 경우, 필요 대수와 동선을 사전 파악하여 차량을 인도하거나 운전기사까지 포함하여 배차를 하게 되는데요. 의전차량은 각국 정상의 숙소에서 회담장 간 이동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발리 공항 도착 시점부터 사용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공식 의전차량을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발리 공항 도착시부터 회담 일정 및 인도네시아를 떠날 때까지 제네시스 G80 차량을 사용했습니다.
3. 개별 차량을 사용한 정상들
하지만 G20 정상회의 참가국에 제공되는 공식 의전차량을 반드시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안상의 이유라든지, 좀 더 안락한 이용을 위해 평소 사용하던 차량을 공수해서 쓰거나 다른 차량을 계약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대통령이 사용하는 캐딜락 원 '비스트' 죠.
이번 G20 정상회의 회담장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착할 때 위장용 차량까지 포함하여 2대의 캐딜락 비스트가 등장하는 진풍경을 보여주었는데요. 미국 외에도 여러 나라들이 공식 의전차량을 마다하고 평소 애용하던 차량을 이용수단으로 사용했습니다.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토요타 랜드크루저, 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왕세자는 아우디,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벤츠를 사용했는데요.
반면, 아르헨티나 페르난데즈 대통령, 수리남 알버트 람딘 외무장관, EU의 우르슐라 폰 데르 레이옌 집행위원장이나 찰스 마이클 의장 등은 공식 의전차량을 사용했습니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 내지 대표들이 의전용으로 사용한 차량 제조사는 다음과 같습니다.(영상으로 확인 가능한 경우만)
국가 | 차량 | 국가 | 차량 | 국가 | 차량 |
미국 | 캐딜락 | 러시아 | 벤츠 | 이탈리아 | 토요타 |
아르헨티나 | 제네시스(공식) | 인도 | 제네시스(공식) | 중국 | 홍치 |
EU | 제네시스(공식) | 수리남 | 제네시스(공식) | UAE | 아우디 |
프랑스 | 벤츠 | 독일 | 벤츠 | 남아프리카공화국 | 제네시스(공식) |
캐나다 | 토요타 |
4. 자국 전기차를 이용한 시진핑 주석
특히 중국의 경우, 자국의 전기차 홍보를 위해 의전차량을 선택한 의도가 눈에 띕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중국 전기차 제조사인 '홍치'의 프리미엄 럭셔리 리무진을 사용함으로써 중국의 발전한 자동차 제작 능력을 과시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면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은 의전차량으로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자국 전기차 홍보를 위해 공식 의전차량을 마다하는 시진핑 주석도 있는데, 당연히 윤석열 대통령은 제네시스 G80을 선택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5. 벤츠를 좋아한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은 벤츠였습니다(영상 링크). 자국의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 자동차가 정상회의 공식 의전차량으로 선정되었는데, 정작 자국 대통령은 다른 나라 자동차를 의전차량으로 사용하는 이 상황은 외국 언론이 보기에도 이상했나 봅니다. 인도네시아 매체 Kompass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제네시스보다 벤츠를 좋아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와 같은 결정에 대해 '흥미로웠다'고 표현했습니다. 이 기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선택한 S600 벤츠 차량은 방탄 성능이 우수하고 타이어 펑크가 나도 일정 거리를 정상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G20 정상회의 직후, 윤석열 정부의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언론 기고문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이 현지에서 생산한 전기차가 G20 정상회의의 공식 의전차량으로 선정돼 각국 정상과 주요 인사들을 직접 모시고 있었"던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머지않아 더 많은 우리나라 전기차들이 아세안 전역을 힘껏 달리는 모습을 볼 날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각국 정상과 주요 인사들을 모시는 차량이지만 정작 자국 대통령은 다른 나라 차량을 타고 다니는 이 상황이 참 웃프게 느껴지네요.
6. 대통령실의 해명
이에 대해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정상회의 주최측의 가이드에 따라 경호 및 안전 상의 이유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구간에만 벤츠 차량을 이용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반드시 필요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제네시스 G80 차량도 이용했다는 건지, 이용했다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이나 사진은 왜 전혀 없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동일 구간을 이동한 일부 다른 정상(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 EU 의장 및 집행위원장 등)은 안전상 문제가 전혀 없어서 제네시스를 이용한 걸까요?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은 뜬금없이 원전 시장을 '전쟁 상태'라고 규정하면서, "전시에는 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인 사고는 버려야 한다" 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세계 무역 시장도 '무역 전쟁'이라고 부를만큼 치열한 상태입니다. 왜 본인의 안전이 걸린 사안에서는 철저하게 관료적인 사고와 판단을 하고, 국민 안전이 걸려 있는 문제에서만 안전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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