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 사과문 번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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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어제(11월 1일)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사과드린다"고 발표하자, 그제서야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참사 발생 사흘만에 말입니다. 늦어도 한참이나 늦은 시점도 문제지만, 언론에서는 이를 마치 박희영 구청장이 참사에 대해 사과를 한 것처럼 표현했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송구하다'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송구하다
: [형용사] 두려워서 마음이 거북스럽다.

영어로 굳이 비슷한 표현을 찾자면 'Sorry'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영어의 'Sorry'는 '미안하다'라는 사과의 뜻과 함께, '유감이다'라는 뜻이 있는데 '유감이다'에는 사실 '사과'의 뜻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과거사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에 '미안하다'라는 표현을 좀처럼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신 '유감이다' 라는 표현을 씁니다. '유감이다'라는 단어는 쉽게 풀어서 '안 됐다' 라는 뜻입니다. 니가 당한 불행한 일이 내 잘못인 건 아니지만 그런 일을 당해서 참 안됐다고 생각한다...는 뜻이죠.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사흘동안 자신은 잘못 없다고 한결같이 주장하다가 마침내 찾아 들고 온 표현이 '송구하다'인데, 이것이 사과의 의미일까요? 아니면 유감의 의미일까요? 저는 100% '유감이다' 의 뜻이라고 봅니다. '너 참 안됐다' 라는 것입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송구하다'는 말과 함께 한 말에서 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 "송구스럽다"…참사 사흘만 공식입장

기사내용 요약 "애통한 마음 금할 수 없어…면밀한 대책 수립" 전날 "주최가 없어 축제 아닌 현상" 발언 논란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압사 참사 발생 사흘 만에

v.daum.net

위 뉴스를 보시면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송구하다' 면서 이렇게 말을 덧붙입니다.

"애도기간이 끝나고 사고수습이 완료되면 구청차원에서 사전 대응에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향후 면밀한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

여러분, 아시겠습니까? 절대 구청이 잘못했다, 구청이 잘못해서 이런 참사가 발생했다는 얘기는 없습니다. 자기가 보기엔 잘못한 것이 없는 것 같은데, 잘못한 부분이 있었는지 꼼꼼히 확인해보겠다고 자기 입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것입니다.

일본이 우리 나라에 대한 침략과 강제 징용, 위안부 등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면서, "뭘 잘못했는지는 아직 모르겠는데 혹시 잘못한 부분은 없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대책을 수립하겠다" 라고 말한다면 그게 사과입니까?

아래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입장문 전문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저 입장문이 결국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읽힐 수밖에 없는지 유병재 식으로 빨간색으로 번역을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