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제8호 태풍 메아리, 제9호 태풍 망온, 제10호 태풍 도카게, 제11호 태풍 힌남노에 이어, 제12호 태풍 '무이파(MUIFA)' 이름의 뜻과 숨은 의미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무이파'는 2000년 마카오에서 태풍위원회에 제출한 이름입니다. '무이파'를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해보면 천편일률적으로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옵니다.
'무이파'는 광동어로 '서양자두 꽃'을 의미한다.
스윽 읽고 지나가시는 분은 '아, 서양자두 꽃이라는 게 있구나' 하고 넘어가실 테죠. 하지만 이건 완전히 틀린 정보입니다.
'무이파'는 그냥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는 '매화'입니다.
매/난/국/죽 사군자 할 때 '매화' 바로 그 '매화(梅花)'요. 그냥 매화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서양자두 꽃'이라고 설명하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사군자 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매화는 선비의 절개를 상징하는데요. 그래서 꽃말도 '고결한 마음', '결백', '기품', '인내' 입니다.
이른 봄에 꽃이 핀다는 점에서 매화와 벚꽃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벚꽃은 꽃이 지면 검붉고 작은 열매가 맺히는데 체리의 일종이라고 다른 글에서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반면, 매화나무는 꽃이 지면 호두알 크기 정도의 초록색 열매가 열리는 게 바로 '매실'입니다. 매실의 한자를 풀어보면 매화 나무 매(梅) 자에 열매 실(實) 자를 쓰니까, '매화나무 열매'라는 뜻이 되죠. 매실은 절여서 먹거나(예 : 매실 장아찌) 엑기스를 추출하여 음료 형태로도 즐겨 먹습니다.
예전에 가수 조성모 씨가 '초록매실' 음료 광고에 등장해서 화제가 된 적도 있죠. ^ㅅ^
서두에서, 구글이나 네이버에 검색하면 '무이파' 뜻을 '서양자두 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설명대로라면 '서양자두 = 매실'이 되는 건데요. 서양자두나무는 매화나무와 전혀 다른 식물입니다. 여러분은 아래 '서양자두'가 '매실'로 보이시나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러면 왜 마카오에서 '매화'를 태풍 이름으로 제출했는지를 봐야겠죠?
매화는 모란꽃과 함께 중국의 국화(國花)입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태풍 이름으로 '무궁화'를 제출한 셈이죠(실제로 '무궁화'를 태풍 이름으로 제출한 적은 없습니다). 이렇게 마카오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들이 중국에 속해 있다는 정체성을 드러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2021년 제20호 태풍 이름이었던 '말로'나 또다른 태풍 이름인 '린파' 모두 중국적인 색채를 짙게 보여주는 이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하나의 중국'을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는 대만의 국화 역시 매화입니다. 대만 해군기(旗)에도 매화 문양이 들어가 있죠.
지금까지 태풍 이름 '무이파'의 뜻과 배경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도움 되셨길 바랍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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