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단일화 선언을 하고 대선 후보에서 사퇴함으로써
"안철수는 결국 철수한다."
라는 세간의 조롱이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정말 사람의 이름은 함부로 지으면 안되겠구나 하는 농담도 더 이상 농담이 아니게 되어버렸구요.
정치 성향이나 안철수 씨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서 그가 그동안 보여준 정치 이력을 보면 '철수(撤收)'라는 단어가 정말 많이 등장합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전면에서 책임을 지고 상황을 수습/해결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하는 일에 딴지를 걸기만 하고 정작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 오면 뒤로 빠져버린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1.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철수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던 그는 한 자릿수 지지율이던 박원순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함으로써 당시에는 아름다운 사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만 그의 정치여정에 '철수'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일설에는 그의 부친이 서울시장 하지 마라고 했고 그만 둘 명분으로 박원순 후보와의 담판을 이용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2.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2012년 11월 23일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후보 단일화 협상을 진행하다가 별안간 후보에서 사퇴했습니다.
이때도 참 말이 많았었죠. 어차피 안철수, 문재인 둘이 출마해봤자 표가 분산되어서 당선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그렇다고 문재인 후보가 사퇴를 하지는 않을 것 같으니 안철수 후보가 사퇴를 하긴 했습니다만 절대 단일화의 훈훈한 모양새는 원하지 않는다는 느낌이었죠.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단일화 이후에 유세에도 전혀 참여하지 않다가 말이 너무 많으니까 못이겨서 등장하긴 합니다. 그런데 투표 당일 비행기 타고 출국.
"나는 단일화는 해주었으나 니가 엿을 먹었으면 좋겠다."
라는 심리가 이니었을까 싶습니다. 뛰끝 대마왕이라고 아주 유명했다는;;;
3. 신당 창당 중에 민주당과 합당
신당 창당을 준비하다가 포기하고 돌연 민주당과 합당(2014년 3월)을 진행하여 참모들조차 멘붕...
4. 혁신위원장 거부
2015년 9월 새정치연합의 혁신위를 비판. 혁신위원장을 맡아서 개혁을 해보라고 해도 자기가 하기는 싫고 그냥 비판만 하겠다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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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2015년 12월 혁신전대를 주장하며 당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와 갈등을 빚었으나 혁신전대의 핵심은 당대표 다시 뽑자는 얘기(나를 당대표로?)였던 것 같습니다. 부패 원스트라이크 제도 등 안철수 씨가 주장한 혁신안들을 대폭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새정치민주연합 탈당해버립니다.
6. 창당 후 대표직 사퇴
2016년 국민의당을 창당 두 달 만에 38석의 원내 3당으로 만들어냈으나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으로 같은 해 6월 당 대표직에서 사퇴합니다.
7. 지방선거 패배 후 대표직 재사퇴
2017년 8월 다시 대표직에 도전, 정치 전면에 복귀합니다. 그러나 6ㆍ13 지방선거 패배 후 또 물러나 9월 1일 독일로 출국해버립니다.
8. 오세훈 후보와 단일화로 사퇴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말했으나 결국 국민의힘과 후보 단일화를 하여 오세훈 후보에게 양보(또는 패배)함으로써 후보직에서 최종 사퇴합니다.
이때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어쩔 수 없이 찍어야 하는 굴욕적인 경험을 했다고 말이 많았죠.
9.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로
대통력 후보 사퇴
2022년 3월 3일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함으로써
그의 철수 흑역사에 한 줄이 더 추가되었습니다.
물론, 무조건 독자 완주를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동안 안철수 씨의 정치 이력을 보면 진중하고 적극적인 행보 보다는 뒤에서 꽁냥꽁냥 간을 보다가 뭔가 조금만 불리하다 싶으면 발을 빼버리는 듯한 모습 때문에(물론 오해이길 바랍니다) 모든 게 다 '철수'로 보여지는 게 아닐까 싶네요.
그에게 붙여진 별명 중 '간철수' 라는 별명도 괜히 생긴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심지어 안철수 씨의 정치생활을 '정당 이혼 행각'이라고까지 비난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안철수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래는 그가 단일화와 관련하여 최근에 했던 발언들입니다.
불과 열흘 전에 자기 입으로
"무능한 후보(윤석열)를 뽑으면 1년 뒤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라고 외쳤던 안철수입니다. 그랬던 그가 그 무능한 후보와 단일화를 했네요. 자신이 그렇게까지 말해놓고 단일화/철수했으니 앞으로 안철수가 하는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안 믿겨질 것 같아요.
저는 그냥 V3,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로 남아있었으면 참 좋았겠다... 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치 여정 속에서 까발려진 수많은 그의 허물들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채 레전드로 남을 수 있었을테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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